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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성

살아가는 발걸음

은월 김혜숙 2016. 1. 7. 01:09

 

 

 

살아가는 발걸음

 

                        은월 김혜숙

 

달팽이를 본다

배춧잎에 슬슬 기어가는

산목숨 저렇게 우리도 살아왔으리

.

가끔 참새가 휙 지나가며

짹, 외마디 할 때 철렁거리는

순간의 날숨

.

비라도 한 줄 내리면

재촉이며 걷는 발소리가

점점 심장 박동소리와 같이

가슴팍으로 달려드는 들숨

.

저녁노을에 황혼빛이

곱게 물드는 저들도

하늘 위를 걸어서 저기까지

가 닿을 때 얼마나 총총대고

갔으리

.

그런즉

달팽이는 배춧잎을 갉아먹고

숨어있다 우연히 내게 와버린

무수히 많은 발자국들

.

삶이 기어가던 뛰어가던

누워 자던 덧없이 내려가든

그저 살아가는 발걸음은

종착에 이르러 내쉴 곳을

찾게 되는 것은 끝내 배춧잎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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