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대중탕에서 본문
대중탕에서
은월 김혜숙
중생대 백악기 때로 들어선 듯
뽀연 시루엣 사이로
간혹 등덜미에 돌기가 있는
혹을 달고 삶의 고단함을
혹 안에 밀어 넣고 오래 참기도
혹은 얼룩덜룩 삶을 짜낸 자욱으로
노고를 위로받으며 부항을 뜨고
때를 불려 씻어내며
한없이 어제 일 그제 일
그리고 과거의 있었던
그 일을 떼어내고 말끔히
허물을 벗기도 하고
백악기 공룡과 얼룩백이 되었다가
태초의 그 죄를 탕 안에 몽땅
버리고 머리를 털고 목욕탕 문을 열고
새로 태어나 비로서 인간답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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