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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 환한 죽비
은월 김혜숙
2021. 3. 8. 16:48

긴 세월 억 겹을
싸매고 손은 바쁘게
닿도록 생살을 어루만지고
진피까지 녹아낸 몸 가눌길 없어
스스로 배를 저어 들어가시고
불효가 부끄럽게 피었으니
어머니를 홍매화에
묶어두고 난 절절매고
이러저러 나눠내다 짐을 메고
말았다
통도사 홍매는 날 단죄 못한바
어미 마음과 자식 마음 어이 하련지
꽃 지기 전에 무릎 꿇고 죽비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