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이 오던 날

은월 김혜숙 2014. 12. 13. 21:15




눈이 오던 날

                

                      은월 김혜숙



당신이 오신 줄 알았네요.

간밤에 소록소록 내린 도둑 같은

잔영으로 창가에 조용히 앉아

곤히 자는 이가 깰라

손발 쥐고 조용히 울었던 것


세상은 흔하게 흔들거리는

것처럼 차들이 늘어져

어지럽게 깜박이다

동면에 들어가지 못한

백사처럼 길에서 배회하며


어찌하여 몇 날 며칠

창가에서 가로등 밑에서

길목에서 종종 치며 심장 얼어

 밤새 아파하는지

자처하여 희미한 눈발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운명의 백야



또한 같은 장소에서 멈춘 짧은

맺음과 단절 속에 오로지 

믿음 하나로


밤사이

당신이 그야말로 그토록 기다린 

그를 만나는 세상이 온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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