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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은월 김혜숙 2016. 5. 4. 10:39

햇살이 파사삭 깨지는 엷은 얼음

조각처럼 조금 쌀쌀한 날 비가

그치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 갓

심어둔 묘종들이 견딜지 걱정

하는 농부의 하루는 텃밭으로

달려 가버리고 나는 겨울내내

먹었던 김치가 떨어져 새김치를

담을까 시장으로 나가봅니다

 

어느세 초록의 병정들이 열심히

바람에 흩어 모여 팔과 손을

흔들어대고 도로의 자동차

햇빛에 반사판 받아치고 서로

거울을 비추며 도망쳤다 오곤합니다

 

삶은 갔다가 오고 거듭 반복이는 것

가자, 맑갛게 머리 털고 가자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