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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삶도 있더라

은월 김혜숙 2017. 6. 13. 21:40

 

밤비가 아름다운

사기처럼 어느 사내 마음처럼

오늘따라 못견디게 온다

.

어느 자그마한 마을에

백치여인과 외모가 훤칠한

 도시남과의 재혼처럼 온다

.

백치여인 사연이야 익히

눈여겨 본지라 억압과

모진 상흔이 짙은 여인 인것은

모두 아는지라 그에 비해 남자는

외관상만 봐도 이해가 안되는 결합이다

.

남자는 집을 짓는 일로 떠돌아

가정이 깨지고 사연이 깊고

수심이 깊어 보이지만 착해보였다

.

그들이 사는 집엔 뒷들 포도밭에

포도 알을 따서 서로 먹여 주며

웃고 앞마당에 감을 따와 서로

둘로 잘라 먹여 가며 웃는다

얼마만의 하늘 웃음을 구경해

본지ㅡ

.

날이 어둑한 시간 웃동네

동선이 아지메가 와서

"있는가?

오메! 된장 항아리 구수항거 보니께

안방이 방구냄새도 구수허네"

휙 둘러보고 설밖을 나가고

.

"형님! 또 올께요 이제 가신 아주버님 제사 그만 지내세요"

"......."

"아녀요...이사람 전 남편인디 지가 지낼 것잉께 그러덜 말아요"

.

참 좋은 사람만나 복받은 형님이다

 

《그런 삶도 있더라》 ㅡ은월 김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