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맨발 본문



거실을 오가며 양말을
벗고 가볍게 밀착하는
존엄성처럼 걷는 발길
아프리카 어느 오지 추장의 아내로
도톰한 발바닥 장단 맞춰
춤추며 알 수 없는 노래를 하고
얼음장 위 미끄럼 타는 북극곰으로
누군가 쓰다 버린 폐플라스틱을
동무 삼아 짙푸른 밤 별 보며 컹컹 울다
섬도 싫다는
쓸모없는 바닷가 갯벌에서
용감하게 쭉쭉 훑어내는
낙지를 줍던 여인의 그 맨발
길지 않는 장딴지가 온대 다 설치고 다녔다
나는 그렇게 맨발로 살다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