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능소화 본문
능소화
은월김혜숙
살아서 백 년 누구의 삶일까
여름날 한 계절 살면서
바람벽에 눌러 기어올라 살며
몰래 훔쳐본 여인의 아래 묵
병마 깊은 한숨과 가녀린 소리
가만히 듣자 하니
땅에 기는 삶이 얼마나
서러웠관디 고개 올려
간절히 빌어 벽 타는 은혜를
받아 소원성취 했당가
벽에 붙어사는 삶이
화려하진 않지만
땅에 기어 살던 삶보다 낫다는 걸
꽃송이 끄덕 고개 흔들었네
여인의 신세타령 소리 듣고 보니
누구나 소망하고 간절히
빌어 기도하면 죽음에
이르러도 귀찮도록 간곡한
소원을 들어주잖을까
능소화의 소망 중
한 가지 더 늘어가네
여인을 살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