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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무는 저녁

은월 김혜숙 2016. 8. 19. 21:54

 

 

 

여무는 저녁

 

                        은월 김혜숙

 

 

무럭무럭 핀 여름의 끝

스스로 푹익은 어진 햇살이

세상 키를 동네마다 키워두고

마을 어귀는 점점 두려움처럼

나무들이 검푸르게 우거져

장승처럼 서있다

 

꽃은 잉태하여

씨방을 터트리고 우리 마음

크기도 쑥 커가는 여유로운

여름날의 막장

 

된장항아리 들썩대고

마당에 모깃 불 피우면

툭툭 터는 머릿수건 소리에

온 가족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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