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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 시 임보 / 낭송 은월 김혜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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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 시 임보 / 낭송 은월 김혜숙

은월 김혜숙 2017. 8. 4. 15:02

 

 

길 없는 길 - 시 임보


강물 위에 앉았다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비상해 오르는

수 천 마리 철새 떼들의 일사분란

그들은 길 없는 허공 길을 평화롭게 날아

그들의 고향에 이른다

 

바다 속을 헤엄쳐 가는

수 만 마리의 어군들

어떠한 암초와 수초에도 걸리지 않고

수만 리 길없는 물길을 거슬러

그들의 모천에 닿는다

 

그러나

 

이 지상에 수 천만의 길을 만들어 놓고도

제 길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해

좌충우돌 피를 흘리며 주저앉는 사람들

그들은 고향도 모천도 못 찾고 허둥댄다

 

길이 없으면

세상이 다 길인데

 

길을 만들어

일만의 길을 다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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