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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은월 김혜숙 2014. 1. 29. 22:33

어르신이 에고 에고 하시면서
스튜디오 입구을 힘겹게 들어오십니다

"여기가 사진 박는곳이지라.."
"ㅎㅎㅎ 네에 어르신 무슨일로 오셨어요?"

"으응! 애마리요...긍께..울 영감이.....
카만있어 보자..쪼까 예기 해도 괜찮껏쪄?"
"네에 말씀 하세요"

"근디 아짐이요? 아가씨여?"
"저요? 애들둘이 장가 갈때 되었어요"

"으메~ 으짜꼬..그렇게 많이 묵었쏘? 참말로 아닌감네?"
"ㅎㅎㅎㅎㅎ 어머님 젊게 봐줘서 감사해요..그런데 어떤일로"

말인즉슨 여태 가족사진을 가족사진답게 못찍었다한다
가족 사진 좀 재대로 찍으려 하니 이놈이 시간 안된다
저넘이 안된다 서방이 바쁘다..이래저래 ...미루다.

그래서 할아버님이 갑짜기 돌아 가시고 이젠 할머님 밖에
안남았다고 자신이 죽기전에 가족 사진 하나 남기고 돌아 가시겠다고
할아버님 사진 한장 가져 와서 전체 가족 찍고 합성해 달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합성을 해드리긴 하는데 감쪽 같진 않을것 같다 하니까
눈물을 흘리시면서 옛날엔 영감이 엄청 미웠다하면서
돌아 가시고 나니 보고싶다 하시며 또 힘겨운 걸음으로
스튜디오 문을 열고 가셨습니다

뭐랄까...참 가슴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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