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기러기 날개 본문
8월도 마지막 이틀이 지나면
그저 인생이 죽고 진리마저 죽는다는
가을 낙엽에 부처 보내는
그 무엇으로 떠도는 능변
서서히 그림자를 껴안고
코트 깃을 세우는 어쭙잖은 겉멋
시 쓴다고 품 잡는 시인
켜켜로 써두었던 일기를 한꺼번에
쏟아부어 누군가의 가슴에
바윗돌이 되든 말캉한 빵이 되든
그 무엇만 된다면 염원도 알량하리라
살아온 만큼 낙엽도 그렇게
쌓여가고 그렇게 서로에게
잠식되어 지는 가을이면 좋겠다
기러기 날개에 숨어 살고 지면 더 좋겠다
가을, 밑줄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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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러기 날개 》ㅡ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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