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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름 없이 여름 가고 가을

은월 김혜숙 2021. 5. 13. 20:48

 

어느 간이역에 내려서는

유체 동물 몸체로 도착

 

몸도 고되고 머리 위도

개망초꽃 가득

머리에 이는가 하더니

나비 따라 쭉 뻗은 간이역

한가히 노는 의자에 걸쳐

내내 구걸하는 사랑한 토막

 

선로로 향해 눈으로 흡입하고

한여름 가고 가을 오는 간이역엔

포도 넝쿨이 주렁주렁 맺은

당신 그리움

 

밤새 이슬도

구름도 선로도

쭉 뻗은 저 철길 위엔  

속절없는 달음질치는 하늘만 가득

 

[ 이름 없이 여름 가고 가을]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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