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하늘공원 본문
벚꽃 하냥 벙그리고
그리움은 점점 차오르고
목젖 안에 불러도 대답없는
단어 두자만 쌓여있다
하늘공원 길목
돌아돌아 올라가는 길
벚꽃이 한참 피는가 하더니
내려오는 길은
훈계가 가득하고
꽃가지마다
그대로 지상으로 무너져 내려버렸다
꽃 지고 엄마도 떠나셨다
[ 하늘공원 ]
ㅡㅡㅡㅡㅡㅡㅡㅡ
요양원에 계신 엄마는
한 보름 전 전화 하셔서
딸레미 그리운지
야야ㅡ
인쟈 작천정 꽃핀데이
니 은제 올기고
이때쯤
언양 작천정 벚꽃축제 기억하시고
코로나로 비대면인데
유리 너머 비추는 자식얼굴 또 보고싶어
한얘기 또하고 한얘기 또하며
신불산아래 온천정과 자수동굴
한번 가보고 싶으신지 연신 오라하셨다
겨우내 졸업사진 작업으로
내가 눈코뜰세 없이
정신못차린 기간 막 마친 때
마침
벚꽃이 흐드러진 날
엄마는 울주 하늘공원으로
놀러가시고 엄마따라 꼬불꼬불
작천장 벚꽃보다 더 예쁜 곳에
숨으셨으니
엄마 찾아 찾아간 곳이 장례식장이고
화장터고 납골당인 한곳에 모인
그곳에서 나는 그동안 못된 딸임을
가슴을 쳤다
그것은
한푼한푼 아낀 엄마 통장안엔
장례비용까지 만들어두고 가셨으니
하늘공원 길목마다 훈계가 가득하고
용서를 빌며 빌며 하냥하냥 죄스러워
꽃눈길 눈치보자 하늘공원 벚꽃은
그대로 지상으로 무너져 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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