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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김기림 김춘수 백석 이상 윤동주가 되어

은월 김혜숙 2023. 7. 7. 23:37

김기림 김춘수 백석 이상 윤동주가 되어

( 도쿄 문학기행 중에서)

 

 

나는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도착하면서 일제강점기 앞에 섰다

 

천재 문예 창작을 몸에 두르고

처절했던 공부와 싸워 이겨 

최고 학부가 되었고

신 앞에 머리 조아려

기도하며 성도와 밤을 읊었다니

그것은 신에게 나를 기대기 위한

내 손바닥과 손깍지에 힘을 넣기 시작했다는 것

 

쉽게 시가 써져서 괴로운 조국 생각

그 하숙방 터전 앞에 속마음 뭉글뭉글

육첩방 그 안에서 속 울음했을 그분

내리막길에서 나도 가슴에 짠내를 느꼈다

 

 

유학생의 몸으로 남의 나라 병원 침상에서

아내에게 마지막 한마디 건넨

멜론이 먹고 싶다 했던 곳 그곳은 이미

그 멜론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황금에 눈먼 과일이 되어있었다

 

내가 지하 세상 길목을 찾아 나가는 것과

같이 일제강점기 이후의 남의 나라에서

 

그도 그분들도

부끄러운 시를 쓰고 남기는 일에

가는 곳마다 땀의 현장이고 서럽도록

치열한 현장이 아니었던가

 

육첩방도 그렇고 니혼대학도 릿교대학도

동경대도 나라 잃은 서러운 삶이 고루하고

피폐한 마지막 삶이어도 그 자취가 희망적이기도

절망적이어도 내 앞에 가신님들의

발자취가 기쁨의 눈물이고 남겨주셔서 아득한 순간 아닌가

 

내가 이제 앞으로 어떤 시를 쓸 것인가

어떤 삶을 견디며 그 시라는 시를 잡을지 

존재하는 시를 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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