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사랑이 없는 날 ㅡ곽재구 본문
사랑이 없는 날 / 곽재구
생각한다
봄과 겨울 사이에
무슨 계절의 숨소리가 스며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사이에
벌교 장터 수수팥떡과
산 채로 보리새우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
무슨 상어의 이빨이 박혀 있는지
생각한다
눈 오는 섬진강과
지리산 사이에
南과 北 사이에
은서네 피아노 가게와
종점 세탁소 사이에
홍매화와 목련꽃 사이에
너와 나 사이에
또 무슨
病은 없는지
생각한다
꽃이 진 뒤에도
나무를 흔드는 바람과
손님이 다 내린 뒤에도
저 홀로 가는 자정의 마을버스와
눈 쌓인 언덕길
홀로 빛나는 초승달 하나
또 무슨
病은 깊은지
'추천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줄포에서 --이상국 (0) | 2016.09.13 |
---|---|
길 없는 길 -임보 (0) | 2016.08.04 |
첫날밤 ㅡ 오성순 (0) | 2016.05.28 |
삼동편지 / 이기철 (0) | 2016.05.08 |
선우사(膳友辭) - 백석 (0) | 2016.05.04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