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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은월 김혜숙 2017. 11. 5. 17:31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박두진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보고 싶은. 보고 싶은 나라의 사람의 초록빛 이름이다.

빈 들의 작은 꽃. 꽃을 보고 않아있는 사람의 가난한 마음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던 사람의 초록빛 목소리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던 사람의 어질디어진 눈길이다.

 

휩쓸려 가는 것은 바람이다.

채찍에 구두발에 몸둥이와 총칼 그 비밀한 그물에

쫓기이는

쓸쓸한 황톳벌 침침한 부둣가 창백한 문명의 거리

아무에게도 말할 곳 없는

약하디 약한 사람들의 공포의 심장 굶주린 창자

낮에도 으르릉거리는

강한 자 횡포한 자 무법한 자들의 나라의

맹수들의 목덜미

떼무더기의 내일의 허물어져 가는 자들의 뼈다귀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저 바다에서 아침에서 초록의 벌판에서 솟아나는

눈이 부신 찬란한 새로운 나라 사람들의 앳된 소리

소년들의 깃발을 보고 싶은 나라 사람들의 합창이다.

 

 

, 어제의 것 사라져가야 할 것 들의 죽음

죽은 자는 진실로 죽은 자들이 장사하는

빛이 있는 빛의 나라 빛의 대열의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

휩쓸려가는 것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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