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696)
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김기림 김춘수 백석 이상 윤동주가 되어 ( 도쿄 문학기행 중에서) 나는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도착하면서 일제강점기 앞에 섰다 천재 문예 창작을 몸에 두르고 처절했던 공부와 싸워 이겨 최고 학부가 되었고 신 앞에 머리 조아려 기도하며 성도와 밤을 읊었다니 그것은 신에게 나를 기대기 위한 내 손바닥과 손깍지에 힘을 넣기 시작했다는 것 쉽게 시가 써져서 괴로운 조국 생각 그 하숙방 터전 앞에 속마음 뭉글뭉글 육첩방 그 안에서 속 울음했을 그분 내리막길에서 나도 가슴에 짠내를 느꼈다 유학생의 몸으로 남의 나라 병원 침상에서 아내에게 마지막 한마디 건넨 멜론이 먹고 싶다 했던 곳 그곳은 이미 그 멜론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황금에 눈먼 과일이 되어있었다 내가 지하 세상 길목을 찾아 나가는 것과 같이 일제강점기 이..
시멘트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누군가 뿌려준 모이를 먹는 비둘기 길가 화단에 집 나온 노숙의 여인 옛 화신백화점 터라고 적어있는 표지석을 바라보았다 . 1970년 후반 입시 공부에 매달려 방가 후 달려와 노트가 구멍 나도록 받아쓰고 야밤이 되어야 우르르 나오면 귀가 버스 타기 전쟁 . 이엠 아이 학원도 상아탑 학원도 와이엠씨에이 학원도 피로에 쌓여 그날을 신음한 소녀시대 그때 뿌려둔 꿈이 어딘가에서 자라 늙어 있을 텐데 . 아니 벌써 죽어버린 꿈도 그때 이미 찾아간 꿈 일수도 또 그 꿈 잃어버려 고아로 떠돌다 그때를 못 잊어 노숙 삶으로 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 내 청춘이 이 거리에서 헐떡거리며 입시와 싸우던 때를 까마득히 잊고 있을 이쯤 2023년 거리는 지금 그때의 뽀얀 거리를 내 시아를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