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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꽃 1시집

공광규시인님 해설

은월 김혜숙 2020. 10. 12. 22:17
친자연주의자인 은월 김혜숙의 시집 원고를 찬찬히 들여다본 결과, 필자가 느낀 첫 감정은 개인 서사와 자 연 서정이 잘 어울려 풍요로운 시정을 창조한다는 것이 다. 그가 시에 사용하는 어휘나 문장을 살펴보면 화초와 수목, 그리고 천지자연 등 자연풍광에서 많은 제재를 가 져오는데, 이런 시어들이 독자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한 다. 이런 시적 방법은 은월이 그동안 시를 읽고 쓰거나 시 외의 활동을 해오면서 발명한 나름의 창작방법일 것 이다. 그의 시들을 살펴보면 시인이 어려서 화초와 수목, 즉 자연풍광을 많이 경험한 시골 출신이거나, 성인이 되어 서도 나름대로 이런 자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은월이라는 아호는 시인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의 마을 이름이다. 호는 대개 자신이 태어나 자 란 고향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 지명을 사용하는데, 은월 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래 시 두 편은 자신 의 호를 따온 마을과 시인의 체화된 자연관을 형상한 다.
은빛으로 하얗게 비추는 달이 뜨는 마을이 있습니다 여린 손끝이 닿아서 쓱쓱 써 내면 빈 가슴을 채운 하얀 달이 내려와 나와 당신과 나눈 사랑과 쓰다가 흘린 시가 달항아리에 담겨 하늘로 올라 봉재산에 걸립니다
?「은월마을에 가면」전문
뒤뜰에도 환한 달빛이라면 좋겠지 앞뜰에 은빛 줄기 내리는 은하수라면 더 좋겠지 그러하지 못한 걸음이 이내 뒷걸음 서너 차례 밟다 세월에 떠밀려 무심히 예까지 와 버린 무한 시들은 달빛 유리창에 비춘 때묻은 물기에 하루 하나씩 씻어가는 노란 국화꽃길
?「자화상」전문
시「은월마을에 가면 을 읽고 나면 어떤 풍요로운 마 을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갖는다. 달이 떠서 마을의 논밭과 마당과 가옥 등 곳곳은 은빛으로 빛난다. 이런 마을에 사는 화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각으로 돌아 가 시를 쓴다. 그러면 비어 있던 가슴이 왠지 달처럼 환 하고 가득 찬 느낌을 갖게 된다. 화자가 나눈 사랑의 경 험을 쓴 시는 달항아리에 가득 담겨서 하늘로 올라가 봉 재산에 걸린다. 흰 달빛이 내리는 마을에서 옛사랑에 대한 시를 쓰다 가 부푼 마음이 달에 꽉 차서 둥둥 떠올라 높은 산에 걸 린다는 상승하는 심상이 부옇게 팽창하는 흰 달빛과 어 울려 독자에게 풍만감을 준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쬐는 달빛과 둥둥 떠오른다는 하강/상승 심상, 빈 가슴과 꽉 차오른 둥근 달이라는 빈곤/풍만 심상이 시 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어 독자의 쾌감도를 높인 다. 시「자화상 에서 화자는 뒤뜰/앞뜰이라는 공간에 둘 러싸인 인생이라면 좋겠다는 희원을 하고 있다. 개인서 정이 가미되었지만 풍요로운 자연 서정이 강한 시다. 화 자는 “세월에 떠밀려 무심히 예까지 와 버린 무한 시들 은 달빛”과 같은 존재가 자화상이라고 한다. 화자는 자 신을 “때묻은 물기에 하루 하나씩 씻어가는/ 노란 국화 꽃길”을 걸어가는 모습으로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2.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바래지면 신화 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시는 역사보다 신화에 가깝다. 개 인이나 사회의 역사를 신화화하는 것이 시일지도 모른 다. 은월의 시에는 달이나 달빛이 수시로 언급된다. 은 월은 심성이 신화적이라는 말이다. 은월이 개인이나 역 사보다 자연적 감성을 가진 시를 많이 쓰는 이유가 그것 이다. 그래서 은월의 시는 개인이나 사회적 서사보다는 자연 서정이 강하게 나타나고, 시의 분량 대부분을 자연 서정에 바친다.
봉재산은 잔잔한데 한낮의 억새가 하얗게 능선을 더듬어 마음 흔들어 놓으면 그 가을밤 귀뚜리 우는 숲 어디쯤 가슴이 빈 날 헐거운 줄 어찌 알았는지 빛이 고운 날 봉재산 중턱에 빈틈 메꿔 줄 듯 어두운 밤 별 모아 돌단을 놓고 젖지 마라 토닥이는 마음의 별, 별들 초롱한 믿음의 눈동자 가을밤 처연한 깊이 푹푹 빠져들 때 별까지 가는 길이 험해도 초승달에 걸터앉아 휘젓고 돌아가는 길은 외롭지 않을 듯 봉재산을 타고 별로 가는 길
?「별까지 닿는 길」전문
앞의 시「은월마을에 가면」에서도 언급된 봉재산 은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은월마을 뒷산이다. 현재 시인 이 살고 있는 곳이다. 시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만 보면 흰 억새가 능선을 덥고 있는 산이다. 시에서 이런 억새 가 화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가을 밤 “가슴이 빈” 화자에게는 귀뚜리 울음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런 “달빛이 고운 날” 화자는 봉재산 중턱에 밤별을 모아 돌 단을 놓고 젖지 말라고 마음을 토닥이고 싶다고 한다. 신화적 심성을 가진 은월은 태양 지향이 아니고 별 지 향이다. 은월이 도달하고 싶어 하는 곳은 밝고 강렬한 태양이 아니고 아득하고 희미한, 그러면서도 반짝이는 별이고 성군이고 성단이며 은하수의 어디쯤이다. 화자 는 이런 별까지 가는 길이 험해도 초승달에 걸터앉아 휘 젓고 돌아가리라고 한다. 현실에 실재하는 봉재산을 타 고서 이상 세계인 별까지 가겠다고 한다. 이쯤 되면 어 쩌면 별은 은월의 자기 상징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조화하고 교섭하는 친자연적 삶을 살고 있는 은월은 자연과 말을 주고받는 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 다. 시「말 걸기 에서 사진을 찍었던 화자는 시즌 촬영 을 나간 자신에게 자연과 풀과 꽃들과 나무가 말을 걸어 왔다고 한다. 이런 자연사물은 가을이라는 결실과 동시 에 조락의 계절을 맞아 붉힐 일과 숨길 일, 그리고 버릴 일이 많아 스스로를 퇴고 중이라고 한다. 원고의 퇴고에 비유하는 것이다. 화자는 “나도 생에서 퇴고할 일이 얼마나/ 되는지 생 각해 볼 일/ 그들에게는 배울 일이 한이 없는 일”이라 며, 자신의 생에서 퇴고할 일이 많다고 고백한다. 아마 가장 보편적 시창작 방식은 시적 대상에 자기의 생활감 정을 투영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시적 대상을 통해 자기 를 깨닫고 다른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화자는 가을이라 는 결실과 조락의 계절에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에서 배우면서도 자연의 가르침 을 금방 잃어버린다. 잃어버리는 것은 인간의 속성이다. 두뇌의 한계이다. 화자는 “언제나 치매처럼 자고 나면 먹통”이라고 자백한다. 그러나 또 “자고나면 뻔뻔해”진 다고 한다. 화자의 뻔뻔함은 자연이 한 해 한 해 퇴고하 여 다시 새 잎이나 새싹을 내서 성장하듯 자신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의지일 것이다.
3. 일반적으로 가장 실패하기 쉬운 시가 종교시와 여행시 다. 종교시는 경전에 나온, 이를테면 부처님의 자비나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뻔한 주제를 쓰기 때문이며, 여행 시는 주로 여행지에 대한 정보만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시에 성공하려면 여행지에서 얻은 서정적 충동을 기록해야 한다. 은월의 많은 여행시들은 여행지의 정보 만 주지 않고 여행지에서 발기한 서정적 충동을 기록한 다는 면에서 성공하고 있다. 시「두물머리 느티나무 는 화자가 두물머리 강가에 갔다가, 한 여자가 한없이 강을 바라보며 응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화자는 “그런 여자를 느티나무는 가만히/ 어 깨를 두드려 주며 위로하고만 있었다”고 진술한다. 시 인의 착한 심성이 문장 속에 드러난다. 결국 여자는 마 음의 키가 훌쩍 커서 돌아갔을 거라는 바람과 추정이다. 시「용문사에서 화자는 은행나무 길목을 걷다가 나뭇 잎 사이로 눈물을 쏟아낸다. 은행나무 우듬지에 눈을 두 고 놀라는 화자, 결국은 화자는 구체적 당신이 아닌 절 대적 당신을 기다리는 절대적 그리움을 천년 은행나무 를 빌어 의탁하고 있다.
마곡사 가는 길이 새롭네 출발 전엔 까칠한 마음으로 어긋나더니 마곡사에 들어서니 차분한 절 기운이 절의 넓이만큼 풍족했네
계곡에서 흐르는 물길에 돌다리를 놓고 한 발 한 발 건너가듯 생에 한 토막씩 씻기는 물길
김구 선생의 마음도 이곳에 갖은 찌꺼기를 걸러내듯 계곡 물길과 법당의 염불 소리 들으며 귀를 씻고 눈을 씻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으리
밤나무밭 공주의 숲에서 보았네 살아옴이 가시밭일망정 할퀴고 상처투성이였다 해도 가을이 일깨우는 마곡사 가는 길엔 알밤이 착하게 트는 소리 듣는 일이네
?「마곡사」전문
화자는 밤나무밭이 많은 산길로 난 공주 마곡사에 오
르고 있다. 살아가는 것이 가시밭이라고 하는 화자. 아 마 밤송이의 가시에서 발상하였을 것이다. 이런 밤나무 숲을 지나 절에 오르면서 화자는 가시가 성성한 밤송이에서 알밤이 착하게 트는 소리를 듣는다. 시에 진술된 화자의 소회에 따르면, 마곡사는 까칠했던 길과 달리 경 내 들어섰을 때 모습은 차분한 기운이 풍족한 절이다. 물길이 흐르는 계곡에 돌다리가 놓여 있고, 사람이 건 너가게 되어 있는데, 화자는 이런 계곡과 돌다리를 보고 인생이라는 것이 돌다리를 건너가듯 한 발 한 발 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생에 한 토막씩 씻기”는 물길과 같은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한다. 마곡사는 한때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 이 청년시절에 머물렀던 절이다.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 한 일본인 장교를 황해도 안악 치하포 나루에서 처단하 고 인천 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이곳에 백련암에 머무른 것이다. 당시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출 가 수도하였다고 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독립운동을 했 던 김구 선생도 이곳에 와서 세상의 찌꺼기를 계곡 물길 과 염불소리를 들으며 걸러내 마음의 평온을 얻었을 거 라는 추정이다.
4.
은월의 시는 여행시든 아니든 자연 언어가 풍부하다. 그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어쩌 면 이것이 은월 시의 미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를 테면 「그늘막 이라는 시에서 시인은 “나뭇잎 아래 송알송알/ 잎사귀 부딪는 소리/ 사부작사부작거리는 공원 숲/ 간혹 뭇새들 뜬금없는/ 외침이 가득찬 등나무 지붕 아래/ 깊고 풍부한 웃음이 터진다”며 시각과 청각을 동 원하고 웃음이 터지는 밝은 심상으로 시 읽기의 행복을 준다.
논두렁에 개구리 알 줍고 미나리꽝 덤벙 덤벙 노는 봄
한나절 낯빛 데인 제비꽃 꾸벅꾸벅 조는 밭둑길
마실 나간 댓돌 밑 순둥이도 살랑살랑 봄바람 타고 온 동네 꽃잎에 입맞추고
뒷마을 봄 아씨 꼬드기는 성화에 꽃바람 소풍길
울 엄니 새참 주먹밥 몰래 훔쳐 설 밖 나서다
화들짝 들킨 봄바람 퉁퉁 부른 젖 몽우리 매실 가지 어 든 회초리로 볼기짝 맞네
?「새참 주먹밥」전문
이처럼 은월의 시는 시가 좀 진지하고 어둡고 후회와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이라는 선입관을 지워준다. 「새참 주먹밥 이 그리는 봄 풍경은 문장이 동적이고 활력 있 고 밝고 재미있고 풍요롭다. 논두렁에서 아이들이 개구 리 알을 줍고 미나리꽝에서는 봄이 덤벙덤벙 논다. 봄볕 에 한나절 노출되었던 제비꽃은 밭둑에서 꾸벅꾸벅 존 다. 강아지도 집안에 있지 못하고 마실 나가서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즐기고 온갖 꽃에 입을 맞추어 본다. 봄바람이 어머니의 새참 주먹밥을 훔쳐 달아나다니, 그러다가 들켰다니. 시인의 상상력과 위트가 멋지다. 후 미의 “퉁퉁 부른 젖몽우리 매실가지/ 꺾어 든 회초리로 볼기짝 맞”는다는 표현은 봄바람이 나서 마을을 떠도는 성장기 여자아이를 생각나게 한다. 봄 풍경을 활력 있고 재미있고 풍성하게 그린 수작이다.
5.
위 시는 다른 시「봄이 오면 의 구절과 서로 봄날의 풍경을 다채롭게 응원해 준다. 이를테면 “논가에 개구 리알 줍고/ 해맑게 웃는 소녀가 있던 들/ 자운영이 펼쳐 진 꿈을 먹고 살던 봄”과 같이 봄의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시「그 환장한 봄날」과도 같은 계보다. 이 시에서 는 “졸졸대는 물소리가 싱그럽”고, “강아지 꼬리에 새 순이” 돋고, “물길 터진 부천집 농장에/ 앵두나무가 바 람나고/ 매실나무가 열병”이 난다.
이른 아침 창가에 앉은 재잘대는 종다리 젖은 입을 닦아도 보고 근처 호수공원에 나가 물오리와 잔물결 위를 덮어 주다 보니 아직은 추위가 덜 간 봄 속이어도 따뜻한 온기 한줄기씩의 생각을 풀게 되는 하루를 보내 본다
왕숙천 샛강에 가서 여름과 가을 내내 허공을 쓸어댄 억새의 머리에 먼지를 털어주며 지난 일이 잔잔하게 정리되게끔 이제 숙성이 다 되어 부풀어 오르는 사월의 봄
공원 벤치 옆에 누군가 오래 세워둔 자전거의 녹슨 쇠붙이가 말해 주듯 모든 것이 버려지지만 않는다면
벌과 나비가 얕게 드나드는 꽃이어도 아직은 마른 덤불 속 작은 꽃일지언정 찾아와 줌에 좋다
억세게 견디고 온 바람에도 하나의 생각으로 일관하여 못다 피어낸 4월이라 해도 피고 있으매 좋으리
?「사월하고 또 하루」전문
아무래도 은월의 호흡을 가늠할 수 있는 봄의 서사는 「사월하고 또 하루 일 것이다. 이 시는 새와 호수와 물 과 왕숙천이라는 지명, 억새와 녹슨 자전거와 벌과 나비 와 꽃이 호명되는 4월의 어느 하루이다. 종다리는 이른 아침부터 재잘대고 얼음이 풀린 호수공원 물오리는 잔 물결 위에서 놀고 있다. 화자는 왕숙천 샛강에 서 있던 억새의 기억을 가져오고, 공원에 오래 세워 두어 녹이 슬어 있는 자전거를 가져온다. 아직 추위가 덜 가신 이른봄이지만 덤불속 작은 꽃에 는 벌과 나비가 찾아오는 4월의 봄날이다. 이 시는 시 인의 시야에 들어온 봄을 견인하는 많은 사물이 언급된 사월에 대한 대긍정의 시다. 시인은 자연에 대한 대긍정 으로 시집 전체를 봄바람으로 봄물결로 봄꽃으로 아름 답고 풍요롭게 수놓는다. 은월이 얼마나 친자연적인 시 인지는 시「가을 출석부」에서 확인된다.
둘레길 올라서서 한 발 두 발 오르는 길목에서 출석을 부르기로 했다
둥굴레 애기똥풀 구절초 도꼬마리 산초 밤나무 상수리나무 소나무 떡갈나무 까치 다람쥐 청설모 참새 들개 들고양이 눈에 띄는 알 만한 것들이 대답을 척척 한다
자리를 펴고 배를 채우고 나니 낙엽은 요를 깔아주며 하늘이 이불을 내주고 쉼을 권한다
누워서 천장 문을 내고 보니 나무 사이로 빠끔 내다보는 구름 한 점이 윙크하며 지나간다
간혹 벌과 나비들이 바삐 나와 상관없는 자기들만의 일상으로 내겐 관심 없는 게 아닌가 그들에게도 출석을 부르고 싶어졌다
?「가을 출석부」전문
화자는 둘레길을 오르며 만나는 동식물의 이름을 부 른다. 출석을 부르는 것이다. 명단은 이미 화자의 머릿 속에 있다. 둥글레와 애기똥풀 등 화초에서 산초나 밤나무 등 수목, 까치와 다람쥐에서 고양이까지 동물들이다. 화자의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 출석 대상이다. 화자가 출석을 부르면 모두 대답을 한다. 친자연적 삶을 사는 화자는 산에서 자리를 펴고 밥을 먹고 낙엽을 요를 삼아 눕는다. 그러면 이불을 내주는 하늘. 천지자연이 모두 화자의 주변을 감싸고 있다.
6. 은월은 친자연주의자다. 그렇다고 그의 시에 문명비 판(「1인 세상」)이나 계몽성(「미운꽃은 없다」), 사 회정치적 상상력(「광장에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연 서정의 시들이 많으며, 개인 서사 조차도 자연 서정과 잘 어울려 풍요로운 시정을 창조한 다. 우리가 경험한 보편적인 화초나 수목, 천지자연 등 자연풍광에서 많은 제재를 가져와 독자에게 풍만한 즐 거움을 준다. 그는 현재 화초와 수목, 자연풍광을 경험하고 공부하 거나 자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보기 드믄 시인이 다. 그의 많은 시들은 표현이 풍만하고 생기발랄하여 기 존 시들이 갖고 있는 선입관, 즉 좀 진지하고 어둡고 후 회와 자아성찰과 자기 반성이라는 관습을 뒤집어준다. 자연사물을 시에 많이 등장시키며, 표현이 동적이고, 활 력 있고, 밝고, 재미있는 은월의 시를 만나 독자들이 마 음의 풍요와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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