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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또 한생이 넘어간다

은월 김혜숙 2022. 8. 28. 10:46


기어이 오고 만 것입니다
시원한 바람 청하한 하늘 높이고
잔잔히 무르익은 들을 대리고 선득선득 온것이다


그를 모시고 잔을 부딪고 그간의 뜨겁고
끈적하고 짭조름한 싸움 끝에 피폐해졌으나
힘겨운 싸움 끝에 인내한 시간


잡초처럼 불굴의 뻔뻔함으로 그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서고 보니 풍성한 결실 앞에 두고
휘휘 돌아 보게된다


싸움에 진 것은 진 것이고
스스로 우뚝 선 것은 뿌듯하다
그것이 삶이고 진념이고 사람의 삶도 같다


넓은 들에서 얻고 좁은 길에서 배우고
높은 산 앞에 엎드리고 텃밭에서 깨우친 것
아침엔 정원 잡초 뽑으며 저녁에 숯불 굽고
잔을 들며 또 살아가는 것이다

또 생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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