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각자의 명절 본문

가을

각자의 명절

은월 김혜숙 2022. 9. 12. 12:30

시부모님 안 계셔도
큰형 집에 아우들 맏며느리 동서들
명절 전 모두 모여 시장봐다 음식 만들고
노래방 갔다와 술판 벌어지다
이방저방 끼워 자더니
몇해 전부터 이집 저집
각자의 자식들 커가니
제 나름의 일이 생겨 한두집
명절 모임과 재삿날 한집씩 참석 안하더니
이번 추석은 드디어 네째 동생집 며느리 본다고
참석을 안한다니 모든 형제가 심각한 문제에
봉착했다
아 ㅡ 이것이 각자의 생거 문제니 그리하자
큰형 한마디

부모님 영혼은 그래서 각집에 돌아다녀야
했을 것이고 선산은 일년 한번 봄에 벌초하는 걸로
달은 휘엉청한데 큰형은 그간의 어린동생들 품었던 긴 세월 뜨거운 달을 보며 눈 앞이 흐렸다

'가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스에게  (0) 2022.10.10
비우고 살자  (0) 2022.10.02
나의 가을 나무  (0) 2022.09.01
또 한생이 넘어간다  (0) 2022.08.28
가을 빛 저녁 놀  (0) 2022.08.2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