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열쇠 / 도종환 본문
열쇠
도종환
세상의 문이 나를 향해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열어보면 닫혀 있는 문이 참 많다
방문과 대문만 그런 게 아니다
자주 만나면서도 외면하며 지나가는 얼굴들
소리 없이 내 이름을 밀어내는 이데올로그들
편견으로 가득한 완고한 집들이 그러하다
등뒤에다 야유와 멸시의 언어를
소금처럼 뿌리는 이도 있다
그들의 문을 열 만능 열쇠가 내게는 없다
이 세상 많은 이들처럼 나도
그저 평범한 몇 개의 열쇠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두드리는 일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
사는 동안 내내 열리지 않던 문이
나를 향해 열리는 날처럼 기쁜 날이
어디 있겠는가 문이 천천히 열리는
그 작은 삐걱임과 빛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소리
희망의 소리도 그와 같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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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 국회의원
출생: 1954년 9월 27일
충청북도 청주
소속 : 새정치민주연합(비례대표)
학력 : 충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박사
데뷔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 '
고두미마을에서' 등단수상
2015년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제5회 국회를 빛낸 바른언어상
상임위 모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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