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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칩거

은월 김혜숙 2017. 1. 24. 04:21

 

오랜 칩거

 

                        은월김혜숙

 

사람이 먹고사는 일이

참 치사하고 맥없다

 

나이 먹어 할 일있다는 것이

좋잖냐 전문분야에 몰두함이

좋잖냐 한다

 

헛웃음이 난다

온통 잠 못 자고 몰두하는

요즘 일 칩거 중에 갇히는 일

 

세상이 몇 번 돌아가도 모른다

집밖에 아파트 짓는다고

10여 년을 벼르던 철거 중인

공사장에서 연신 귓가에

땅 긁는 소리가 내 심장을

흝어낸다

 

이 나이에 내가 뭐하는 건가

생존이 이렇게 고통이면

갈 곳이 따로 없다며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보기도

하다가 벌려놓은 일이 어쩌겠나

 

오랜 칩거는 먹고 사는 안간힘

죽지 못해 사는 거야

멱살 잡고 사는 거야

봄이 되면 나도 싹 하나 틔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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