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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땅콩밭도 아파트 공사장도

은월 김혜숙 2017. 9. 6. 00:17

 

 

하루종일 아파트 공사장의 
땅 파는 소리가 거실까지 넘나들고
그곳을 통한 창틀에 몇 알갱이 안되는 
널어 말리는 자색 땅콩도 멧돼지가 
농장을 피습해 겪은 일이 예사롭지 않다
.
도시발전의 부익부빈익빈으로
도심으로만 몰려드는 삶 편리를 위한
끝없는 과욕 아파트 공사장도
주변에 가는 곳마다 보인다 
.
멧돼지도 쉽게 사는 방법을 
찾아온 것은 당연 도리어 터전을 
침해당해 자주 침몰하는 땅콩밭에 
아파트 몇 채 지을 기세 인지 
며칠 텃밭을 팠다 한다
.
다산 지구도 하남 지구도 하물며 
일화부지 땅도 그와 다를바 없이
땅콩밭이 멧돼지 코에 파헤치고 
무너트려 지듯 공사장의 중장비와 
트럭들이 쉴 사이 없다
.
얼마 안 있으면 또 다른 지구가 
탄생하여 우주 함선들을 우뚝우뚝 
세우고 옛사람은 가고 낯선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
안락한 낮은 집채들이 뜯겨 나가는
서러움에 원주민은 저항만 남겨둔 체 
다 떠나고 없는 주방 창에 시야는 
멀리 가까이 공사장 소리만 요란하며
끝없이 염려하는 마음의 고통이 온다
.
저 아차산도 언젠가는 무너트려 아파트 
세울 날 오잖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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