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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기도 하다

은월 김혜숙 2017. 10. 22. 14:29

온종일 창밖에서 노크를 합니다 
그동안의 참을성을 견뎌 온 적막을
깨부시 듯 덜커덩 문고리 흔들며 
바람이 많이 부는 휴일입니다

수선스럽던 주말을 만회하듯
조용히 또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 순간 베란다 유리창이
부서질 듯 요란히 흔들거립니다

참 착한 날들이 고맙고
참 성실한 날들이 고맙고
무던히 참을성 있게 산 것도
고마운데 
조금은 빈틈이 되고 싶기도
좀 헐겁고 싶기도
이제 다 놓고 가만히 응시하다 
뛰어들어 모험도 해보고 싶기도
아마 이미 그러고 있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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