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초저녁 본문
어둠이 들기 전엔 또렷이
진실의 경계가 보인다
하늘의 구름도 검게 그을리고
산과 도시의 표정도 진하게
날을 세워 선과 면이 명확하다
환한 대낮에 흡수된 첨탑도
능선의 소나무도 간혹 쉼 가운데
여유로울 때 문뜩 발견하는 스포일러에
빨아올리는 물기둥처럼 쭈욱 올려져
그 사람의 아픈 마음처럼
슬픔 덩어리가 한꺼번에 우두 컨 하다
잠시 밤이 고요에 들게 되면
차례차례 얼굴을 가리우며
거짓이 되어 초저녁엔
초초해진 마음이 급해진다
그렇게 우리모두 초저녁으로 걸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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