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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빈 물독 하나 더 내놓는 일

은월 김혜숙 2017. 12. 29. 20:30

 

 

빈 물독 하나 더 내놓는 일
.

한해를 보내면서
각오가 늘 희미해지고 삭제되어 
가는 날들을 보내고 나면 
또 새해가 다가오니 각오가 다시 
불쑥 올라와 지난 일을 나열해 두고 
강한 압박을 주며 못해낸 것들을 
질책하게 된다
.
우리는 얼마나 수많은 
각오를 해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각오를 반성하기도 하고 
또 실천된 것을 해냈다는 
것으로 곱게 접어두기도 한다
.

다가오는 새해는
배려라는 것을 내 걸고 싶다
.
그렇다고 내가 배려를 못 해온 것은 
아니지만,다시 거듭 배려를 생각해 
보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갈수록 
배려심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지기 
때문이다
여태껏 얼마나 많은 사건이
배려심 부재로 우리사회가 
암울해 왔던 것 아닌지
.
젊은 그들은 고리타분할지 모르지만
예로부터 우린 동방예의지국이란
그 속에 배려가 가득들었다
그러므로 가족의 테두리 안에서도
서로 예를 갖추고 살아왔으며 
그 바탕으로 세상에 나가도 예가 
몸에 배어 서로 배려하면 이웃 간의
따뜻한 정도 있었다
그것이 배려의 힘 같다
.

배려
다가오는 무술년엔 각오가 생겼다
혼자라도 배려를 노력해보련다
설밖에 빈 물독 하나 놔두고 오가는 
짐승과해,달,바람,비,눈이와서 잠시 
쉬고 가는 배려처럼
그런 배려심을 새해가 다가오자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올핸 유난히 한해를 보낸
허탈함도 같이 오고 그러 한 것들이 
더 많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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