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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가는 것들 -시인 장정순님 시를 낭송하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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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가는 것들 -시인 장정순님 시를 낭송하며

은월 김혜숙 2018. 2. 13. 17:34

겨울을 지나가는 것들 
.
.......시 장정순 / 낭송 은월 김혜숙
.
어제 전봇대에 전단지를 붙이던


늙은 여인 
오늘은 뜯으며 지나간다
.
어제는 곱은 손
공들여 붙이더니
오늘은 화가난 듯이 
낚아채며 뜯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무표정한 얼굴이 찬바람보다
더 차갑게 가슴을 얼리며 지나간다
.
어제는 전단지 알바
오늘은 구청 알바
그렇게 일당으로 하루를 사는
굽은 등으로 
뜨거운 피 한 줄 얼지 않고 지나간다
.
그이 옆으로 
사람들도 나도 
차마인사 한마디 못건네고
고개 숙이거나 먼 하늘 보거나 
여인의 얼굴에 설핏 비치는
어두운 그림자 하나 읽고는
서둘러 바쁜척 재게도 지나간다
.
해도 지나가고 
바람도 지나가고
사람도 모두 지나가고
차가운 도시의 겨울 화단엔
서둘러 나온 꽃마저 얼었는데
동장군도 매서운 눈초리를 
남기며 지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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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살기 좋아졌다 해도
아직도 어두운 세상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젊은 날 힘겹게 힘겹게 
가족을 위해 살아가며 
모두 내주고 나니
힘없고 능력이라고 늙은 몸 하나
남의 눈치 보며 살아가는 세상에
할수 있는 것이라곤 폐지를 줍거나
전 단지 알바를 하며 연명하며
사는 이들도 있다
.
지금의 내 삶을 견주어 보면
뭐가 중한지 모르고 항상
불만에 차서 삶을 투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반성이 된다
.
시인은 겨울이 지나가는 
자리에 춥고 배곯고 살아가는
여인을 보면서 매서운 겨울을
안타까워 한 것이다
,
어서 이 매서운 겨울이
지나가길 바래본다
저 여인을 위해...

나도 동안거에 들어
칩거 중 어둡고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나의 겨울이 너무나
지겹고 이젠 싫어
어서 빨리 보내고 싶음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여연 시인님의
멋진 시에 가슴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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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순 ( 여연)시인
2017년 도서출판 (움) 
시집 (ㅇ의 색)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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