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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 단상

은월 김혜숙 2019. 11. 9. 10:16

가을비가 추적추적

온다고 고자질하는

거실 창

.

이른 아침

입김 서린 창마다

아스라이 던져둔

알 수 없는 내력을 써내는

면과 면이 서로 다툼하고

.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

이 가을도 다 보내며

인생도 반 토막

파르르 떨리고

만산홍엽 나무들도

다가올 추위가 싫은 내색

.

가을비에

혼자 걷는 사람과

서로 손잡는 이의 뒷모습

낙엽과 함께 허물어져만 내려가고

그렇게 깊숙이 익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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