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내 속에 너를 두고서 본문
내 속에 너를 두고서
은월 김혜숙
한여름 반도의 바다는
아슴아슴 익어가며 아침저녁 .
갈색빛 모래 그림자 위로 선연히
외딴섬 빈 배 매둔 계절이 허허롭게
오간 소란 속에 고요
그놈의 파도는 내 마음을 찢어서
광목천 쪼가리 돌섬에 척 얹었다
내쳤다가 계절과 함께 둘둘 말아
통째 그렇게 왔다 가고
새카맣게 덮고
바위에 멍울 새긴 파도
미련 때문에
갈매기와 수평선 마음 안에 깔고
뒤돌아서는 길고 긴 한숨으로
뱉는 하얀 거품처럼 지나간 것들
달려오는 부스러기들 바위섬에
부려두고 돌아온 길목
도시의 푸념 속에
억수 같이 내리는 장맛 속
시끌시끌 거리는 지난 끈적한
사랑 따위 무엇에 쓴다고
엉킨 포말을 풀어헤쳐
씻어내 보았던 이별
결국 보낸 것이 보낸 게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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