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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간월암에서

은월 김혜숙 2015. 11. 24. 00:01



간월암에서


                 은월 김혜숙


서해 바다

긴 여정을 따라 돌아돌아

간월암에 닿는 포말의 끝


땅도 아니요

바다도 아닌 길

그 길에 발을 딛고

작은 암자 위로 무거운 몸을

놓고 한 시름 풀어 본다


절 마당에 달빛으로

찾아 나선 길은

은빛 줄기 타고 내려

외로운 갈매기 한 마리도

기와 장 위에 잠시 마음 쉬었을-


인자가 꿈꾸는 석양빛에

얼굴 파묻고 정열에 휘감는 바다

갯내음 삭혀 석화 속살이 입안에

퍼져가는 이 달달함 같은


문학을 떠메고 둥둥 떠서

노를 젓듯 일렁이는 심신

파도 한점 없는 간월암 속으로

숨어드는 작디작은 마음 한켠


이별하고 재회하는 저 섬에서 한 달만 산다면- 

가끔은 한 번쯤 해 봐도 좋지 않을까


존재해서 등 돌리든지 등 맞대든지 

외로움도 아닌 삶 그런 삶 



*********************

가을문학기행 도중 간월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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