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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은월 김혜숙 2016. 9. 5. 11:07

 

 

 

 

 

 

 

 

 

 

 

 

 

 

 

 

 

 

 

 

 마곡사

 

                         은월 김혜숙

 

마곡사 가는 길이 새롭네

출발 전엔 까칠한 마음으로

엇나더니 마곡사에 들어서니

차분한 절 기운이 절의

넓이만큼 풍족했네

 

계곡에서 흐르는 물길에

돌다리를 놓고 한 발 한 발

건너가듯 생에 한 토막씩

씻기는 물길

 

김구 선생의 마음도 이곳에

갖은 찌꺼기를 걸러내듯

계곡 물길과 법당의 염불 소리

들으며 귀를 씻고 눈을 씻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으리

 

밤나무밭 공주의 숲에서 보았네

살아옴이 가시밭일망정

할퀴고 상처투성이였다 해도

가을이 일깨우는 마곡사 가는 길엔

알밤이 착하게 트는 소리 듣는 일이네

 

#어쩌자고 꽃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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