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간월암에서 본문
간월암에서
은월 김혜숙
서해 바다
긴 여정을 따라 돌아돌아
간월암에 닿는 포말의 끝
땅도 아니요
바다도 아닌 길
그 길에 발을 딛고
작은 암자 위로 무거운 몸을
놓고 한 시름 풀어 본다
절 마당에 달빛으로
찾아 나선 길은
은빛 줄기 타고 내려
외로운 갈매기 한 마리도
기와 장 위에 잠시 마음 쉬었을-
인자가 꿈꾸는 석양빛에
얼굴 파묻고 정열에 휘감는 바다
갯내음 삭혀 석화 속살이 입안에
퍼져가는 이 달달함 같은
문학을 떠메고 둥둥 떠서
노를 젓듯 일렁이는 심신
파도 한점 없는 간월암 속으로
숨어드는 작디작은 마음 한켠
이별하고 재회하는 저 섬에서 한 달만 산다면-
가끔은 한 번쯤 해 봐도 좋지 않을까
존재해서 등 돌리든지 등 맞대든지
외로움도 아닌 삶 그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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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문학기행 도중 간월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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