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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수유 열매 -공광규 (1960~ ) 본문
겨울 산수유 열매 -공광규
콩새 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다닌다
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
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
콩새 부부를 기다리는 사이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공광규 시인
- 출생 : 1960년 6월 15일 충남 청양군
- 학력 : 동국대학교 국문과
- 데뷔 : 1986년 동서문학 '저녁1' 등단
- 수상 : 2009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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