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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시

겨울 산수유 열매 -공광규 (1960~ )

은월 김혜숙 2016. 1. 27. 21:25

겨울 산수유 열매 -공광규

 


  콩새 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다닌다


 


  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


 


  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


 


  콩새 부부를 기다리는 사이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공광규 시인

출생 : 1960년 6월 15일 충남 청양군
학력 : 동국대학교 국문과
          데뷔 : 1986년 동서문학 '저녁1' 등단
          수상 : 2009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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