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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은월 김혜숙 2016. 3. 10. 15:28

 

봄이 오면

 

........ 은월 김혜숙

 

들과 갯가에 나가

낮은 꽃들의 생을 보리

낮고 낮은 삶을 보고

엷디엷은 채색을 보며

 

이태껏 삶이 얼마나

어지러웠는지

모두 내려 두고 포복한 체

엎드려 그들을 보리

 

 

논 가에 올챙이 알 줍고

해맑게 웃는 소녀가

있던 들에 자운영이 펼쳐진

꿈을 먹고 살던 그봄

 

돌멩이가 지천인

신 장로를 가로막던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

 

세월 넘어선 아스팔트

길까지 닿아 거칠 것 없는 길

 

 

더디갔던 봄들 그동안

보았던 것이 무엇이 였던가

 

다시 가보자 들과 갯가에서

온전히 지키는 의연함을

낮게 엎드려 바라보리 잊었던

그 날들

 

내가 살아온 길 아지랑이가

피던 봄을 다시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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