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봄이 오면 본문
봄이 오면
........ 은월 김혜숙
들과 갯가에 나가
낮은 꽃들의 생을 보리
낮고 낮은 삶을 보고
엷디엷은 채색을 보며
이태껏 삶이 얼마나
어지러웠는지
모두 내려 두고 포복한 체
엎드려 그들을 보리
논 가에 올챙이 알 줍고
해맑게 웃는 소녀가
있던 들에 자운영이 펼쳐진
꿈을 먹고 살던 그봄
돌멩이가 지천인
신 장로를 가로막던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
세월 넘어선 아스팔트
길까지 닿아 거칠 것 없는 길
더디갔던 봄들 그동안
보았던 것이 무엇이 였던가
다시 가보자 들과 갯가에서
온전히 지키는 의연함을
낮게 엎드려 바라보리 잊었던
그 날들
내가 살아온 길 아지랑이가
피던 봄을 다시보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