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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달 그리미

은월 김혜숙 2017. 9. 27. 00:30

 

 

 

 

 

 달의 걸음 촘촘하고

 별 가루 수북하게 부셔져 가는 밤

달의 내면은 차갑도록 희어간다

 

못내 해보지 못했던 어설픔은

맹목적인 사랑을 강요해

받아내려고 고백서를 쓰는 밤처럼

 

새파랗던 눈이 노랗게 젖어가고

점점 빈자리로 남겨지는 당신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원망처럼 

*설검劍한

 

달의 뒤꿈치 점점 폐허가 되어

호명하는 나무마다 잔뼈가 굵어가고

후일을 부탁하는 잔가시엔

달의 상처를 만들고 지나간다

 

그리다 그리다 만 무채색 어둔 창공은

슬픔의 습관

 

 

< 달 그리미 > -은월 김혜숙

 

* 같이 날카로운 혀끝이라 으로, 찌를 듯이 날카로운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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