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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의 부종浮腫- 시인 전선용님 시를 낭송하며

은월 김혜숙 2018. 2. 13. 17:40

수련의 부종浮腫 -시 전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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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터진 라면을 한 저분 먹는데
수련 꽃대 같은 어머니 다리가 씹혔다
연등처럼 붉게 타오르는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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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아니다 별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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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발을 호수 아래로 
슬며시 묻어가는 수련의 
비밀스러운 행각 손끝으로 
꽃대를 지긋이 눌러보는데
물컹한 살은 두더지 굴이 되어 
정처 없이 파고 들어간다
환원되지 않는 작은 동굴에서 
들리는 작은 울림
알아들을 수 없는 
공명共鳴은 생의 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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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오래 담아 두었으니 
퉁퉁 부었으리
꽃대에 달린 수련을 폈다 오므렸다
뿌리를 돋우려 용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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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어쩌지 못하는 옹색한 수련
물 메아리치며 밤새 일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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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어머니의 세월을
수련의 깊은 물밑에 비밀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픈 다리를 감추시는 
어머니 모습이 짠하다
. 
20년 전 나의 친정어머니도
두 다리를 인공 무릎 수술을 하고
통증은 별로 없지만 걸음걸이는 
예전 같지 않다
나의 어머니를 보면서 항상 
슬프다 
그 옛날 갈빗집 여장부로
큰소리치면 씩씩하게 걷고
달음질쳤던 모습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은 어머니의 다리는 온 가족 위한
훈장이 되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그러기에 미안하고 안쓰러운 것이다
난 이 시를 읊으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시인이 날 울렸던 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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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선용 시인
2017년 도서출판 (움) 뭔말인지 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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