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사소하고 사소한 것 본문
사소하고 사소한 것
은월 김혜숙
무표정한 시장도 아니면서
외치는 물건 파는 소리
가을날 산골짜기 물소리처럼 차다.
쇼윈도우에 걸린 의상이
걸레처럼 늘어져 삐딱하게
구설을 떨며 짖궂게 웃는다.
얼음에 깔린 생선마다
비명이 오돌오돌 대고
축 늘어진 열무 한단
주리에 틀려 소금 값을 못한다.
시장 어귀에서 세상사는 소리가
어린아이처럼 떼를 쓴다.
배추무더기가 계절을 떠밀며
김장때라고 소식전하는
사소하고 사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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