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본문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은월 김혜숙
다시 출발이 천천히 오기를
너무 쉽게 오는 계절보다
너무 늦게 오는 그를 기다린다는 것
가을 공원 은행나무 밑으로
샛노랗게 깔리는 융단을
새삼스레 밟는 폭신함
믿음은 그 오래지 않아
한강 변 카페에 조각난
화병처럼 애처롭게 소리를 내는
바람 소리와 같아
사랑으로 울었던 먼 흔적은
지울 길 없다.
단지 그 자리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오늘 사랑 앞에 고요히
다짐하며 깨부순 꽃씨 하나
다시 오지 않는 철새는
억새밭에 머문자리 남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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