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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린 사랑처럼

은월 김혜숙 2014. 11. 16. 14:42


 


가버린 사랑처럼


                           은월 김혜숙

그때였지

여름의 문턱에서

당신이 다가와

그해 가을에 떠났지

 

그처럼 재촉하고 갈 바에

오실 것을 더디 하셨다면

닳아버린 마음의 빈 가슴은 아닐지리

 

당신이 남겨둔 한없던

뽀얀 옹알거린 그리움

엷은 옛정으로 토닥거리며

갈 서리 털어내며 감싸 안고

 

어깨 날개 파르르-

 

늦가을 비 젖은 나무 아래로

다시 찾아 온 계절의 이별 끝자락 앞에

마른 국화 한 송이 추위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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