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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소하고 사소한 것

은월 김혜숙 2014. 11. 8. 16:25




사소하고 사소한 것

                         은월 김혜숙

무표정한 시장도 아니면서
외치는 물건 파는 소리
가을날 산골짜기 물소리처럼 차다.

쇼윈도우에 걸린 의상이
걸레처럼 늘어져 삐딱하게
구설을 떨며 짖궂게 웃는다.

얼음에 깔린 생선마다
비명이 오돌오돌 대고
축 늘어진 열무 한단
주리에 틀려 소금 값을 못한다.

시장 어귀에서 세상사는 소리가
어린아이처럼 떼를 쓴다.

배추무더기가 계절을 떠밀며
김장때라고 소식전하는
사소하고 사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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