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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을 바라보며

은월 김혜숙 2014. 3. 7. 02:08

 

 

 

아차산을 바라보며


 

            은월 김혜숙

 

머리가 지끈했다

 

나지막한 아침 산이 호호 당당하고

유구한 역사의 온달은 평강공주를

저 국경에서 치열한 전쟁과 사랑을

어떤 마음으로 쟁취 했을까 싶다

 

그런데 난 왠지 언젠 가는

이 창가에서 그 아픔을

마주하는 전쟁 속으로 가서 죽고 싶었다

 

그날이 왔다 부지런히 내 너절한

모든 상념을 대리고 창칼 앞에 나서서

적군인양 저 아차 산 능선에 재 빨리 숨어들어

그의 또 다른 승리를 구경하고 싶었다

 

난 패장이 되어 끝내 머릿속이 가벼워지고

어제의 끓었던 상념을 홀가분히 던지는

그런 장엄한 용기를 갖는 일이 되고 말았다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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