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아차산을 바라보며 본문
아차산을 바라보며
은월 김혜숙
머리가 지끈했다
나지막한 아침 산이 호호 당당하고
유구한 역사의 온달은 평강공주를
저 국경에서 치열한 전쟁과 사랑을
어떤 마음으로 쟁취 했을까 싶다
그런데 난 왠지 언젠 가는
이 창가에서 그 아픔을
마주하는 전쟁 속으로 가서 죽고 싶었다
그날이 왔다 부지런히 내 너절한
모든 상념을 대리고 창칼 앞에 나서서
적군인양 저 아차 산 능선에 재 빨리 숨어들어
그의 또 다른 승리를 구경하고 싶었다
난 패장이 되어 끝내 머릿속이 가벼워지고
어제의 끓었던 상념을 홀가분히 던지는
그런 장엄한 용기를 갖는 일이 되고 말았다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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