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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하고 또 하루 본문

사월 하고 또 하루

은월 김혜숙 2016. 4. 5. 16:45

 

사월 하고 또 하루 


                                 은월 김혜숙


이른 아침 창가에 앉은 재잘대는
종다리 젖은 입을 닦아도 보고
근처 호수공원에 나가 물오리와
잔물결 위를 덮어 주다보니
아직은 추위가 덜 간 봄 속이어도
따뜻한 온기 한줄기씩의
생각을 풀게 되는 하루를 보내 본다

왕숙 천 샛강에 가서 여름과
가을 내내 허공을 쓸어댄 억새의
머리에 먼지를 털어주며
지난 일이 잔잔하게 정리되게끔
이제 숙성이 다 되어 부풀어 오르는
사월의 봄

공원 벤치 옆에 누군가 오래 세워둔
자전거의 녹슬어진 쇠붙이가
말해주듯 모든 것이 버려지지만
않는다면

벌과 나비가 얕게 드나드는
꽃이어도 아직은 마른
덤불 속 작은 꽃일 지언정
찾아와 줌에 좋고


억세게 견디고 온 바람에도
하나의 생각으로 일관하여
못다 피어낸 4월이라 해도
피고 있으메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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