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거기까지였다 본문
거기까지 였다
은월 김혜숙
다듬어 놓은 가을걷이 텃밭을 떠나
누군가의 주방에 도착한
열무 단이 오늘따라 뻐시게 떠들썩댄다
소금에 절여지는 동안
자기들의 수고를 열변을 토하며
어떻게 숨 쉬었느니
어떻게 먹고 마시고
잠자리가 어땠다는둥 아우성이다
그러하긴 하다 간혹 새벽에
곤충과 짐승들이 내지르고 간
배설물을 먹기도 하고
농부가 한눈판 사이에
바람이 팔목을 분 지렸으며
한낮에 갑자기 비가 와
괜스레 투정 하듯 퍼붓고
가기도 하고
하소연하는 소리 귀가 따갑다
그리고 결국에 소금물에 절여져
고춧가루와 마늘에 갖은 양념에
뒤범벅되는 세상 속에 뒤엉켜
누군가의 배 속을 채울 운명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게
바로 이거구나!
열무의 운명은 거기까지
결국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