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달 스미리 본문

그리고 감성

달 스미리

은월 김혜숙 2016. 9. 17. 15:34

 

 

 

 

달 스미리

 

 

                은월 김혜

 

푸른 밤의 생애 기별이 돌고

어스름의 그림자 드리운

하잘 것 없는 마음이 웅성웅성 댄다

 

 

계절 탓하니 툭 터지는 옹이에 

마음 상한 지난 언저리마다

마음 우물 하나씩 파고

달빛을 담아 헤진 날 비추어 본다

 

 

그림자 드리운 달 뒤에 숨은

지나간 청춘에 그 숱한 잘 잘못을

혼내키듯 회초리를 든다

 

 

미처 숨소리도 내기 전에

슬픔을 다한 정원 우물 속에

침한 나의 지난 그림자를 적듯 

 

교교히 달 스미는 우뚝한 깊은 밤

내 묵묵한 마지막처럼 불현듯

시 한 편에 엮은 애달픈 꽃들을 생각한다

온밤 내 달의 발밑에서

 

나 이밤 달에 스미고

온 밤 저 달에 스미리

나 오늘 시에 스미고

훗날 이 못난 시 달에 스미길

 

 

 

 

 

 

 

 

'그리고 감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기까지였다  (0) 2016.10.04
그래도 인연  (0) 2016.09.30
가슴에 핀 시 하나  (0) 2016.09.14
  (0) 2016.09.01
아버지의 흰웃음  (0) 2016.08.2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