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그래도 인연 본문
그래도 인연
은월김혜숙
실타래처럼 엮인
관계 속에 개똥밭에서
구르고 소똥밭에 굴러
살아온 것이 별수인가
개똥도 약 소똥도 약
모두 약인 듯 모든 관계가
엮여서 꼬여 들면 수렁을
헤매는 것 쯤으로
이웃보다 더 못한 것이 아니던가
질경이는 밟혀도 꿋꿋하다
세상에 널려있는 게 인연
들에 핀 꽃들의 소가지들
그 속에 다 아픔이 있다
다가온 것은 다가온 대로
물러간 것은 물러간 대로
폭풍은 지나가리니
그 간발의 시간을 능선에서
이겨 오르면 심장을 다 둑이며
소금물에 절이지 말자
다 내 사람이기에 내 주변을
맴도는 쓰고 쓴 관계라도 인연
백번 천번 밀어내도 천륜과 같은
관계 그 인연을 저버리면 승냥이만
못함이니 어찌하리 질긴 인연
이 순간 꽃씨를 심자 어쩔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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