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하늘이 끝난 곳에서(차마고도) 본문
하늘이 끝난 곳에서 (차마고도)
은월 김혜숙
세상에 나 외의 다른 경지에서
힘든지 모르고 사는 삶이 이것이니
그저 당연히 살아왔던 사람들의 모습
처음엔 떠난다는 것이 두려웠고
그곳이 어떤 것인지 낯설고
호기심에 전율이 왔다
그러나 생소한 곳에서 만난 것은
그동안 내가 살아온 것은
아무 이유도 없이 쓸모없고
절박함도 불편함도 하잘것없는 핑계였다
하늘이 끝난 곳에서 도전을 받을 줄이야
내 지나온 비겁한 발자국을
마방 길에 꼭꼭 심어 두고
무릎을 꿇고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심지를 꽂고
지난 몹쓸 망각의
내 모든 것을 윈난성 금사강과
옥룡설산에 유배를 시키고
난 차마고도에서 내 몸을 놓고
제사를 지내고 돌아왔다
어느 날 내가 긴 잠에 이른 후에
깃털을 잡고 호도협 깊은 골을
다시 찾아가 차마고도에 참회를
쏟아 내면서 오로지 살기 위해
한잎 두잎 찻잎을 따는 여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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