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月(은월) 시 ##스튜디오
다시 받는 세례 본문
무슨 일 일까?
자목련 꽃이 또 피다니
.
음식 쓰레기를 버리러
가면서 죄스러움이 몰려왔다
.
작년 그럭께는 돌아가셨던
19층 어르신의 폐휴지 박스상자
싣고 가는 손수레에 자목련꽃이
한창 핀 것 같은데
.
칼 놀림 잘못한 자결한
무사처럼 헛 망치질에
스스로 가시고 어르신의
한이 아파트 정원 옆에 날선
핏빛처럼 자목련이
오늘 선연하게 불쑥 고개 내민다
.
시장 한바퀴 힘겹게 밀고 가던
손수레에 폐품을 잔뜩 싣고
가는 느린 걸음 가볍지 않는
허리앞에
.
생각나면 19층에 괜히
부끄럼처럼 던져두던 온갖
집안에 쓰레기를 내팽개치고
왔음에도 괜히 그날은 허영으로
가득 찼던 그 붉은 목련의 부끄러움이
이른 봄에도 피우더니
.
오늘 무슨 일인지 그 허영이
내 앞에 교리 공부시키고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세례를 다시 한다
.
《 다시 받는 세례》 - 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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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시 핀 자목련을 발견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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