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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나무가 양평에서 죽는 일

은월 김혜숙 2017. 8. 31. 14:15

 

가을까지 끝내 살다가는

알갱이 굵어지는 집착이라면

수용하리라 하는 감나무의

생각일 것이다

 

한데 봄에 심은 감나무의

이 가을 유언이 가슴 아프다

 

지질에 안 맞아 살지 못한다는데도

굳이 고집 쓰는 집착이 몹쓸 죄를 낳고

그에 가을빛은 차갑고 무섭게 깊어지게 하는

생각과 마음의 시나브로

어느 곳에 붙여 둘지 모르는 일이 되었다

감나무 때문일까 그것이

 

< 감나무가 양평에서 죽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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