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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10월과 시

은월 김혜숙 2017. 10. 1. 09:25

 

 

10월과 시

 

 

 

산은 가을을 불러들여

여기저기 무늬를 놓는다

.

이 호수에 반영된 그림자와

미련스런 집착 때문에 둥둥 떠가는

찌꺼기를 바라보면서 점점 수척해져 가는

계절의 애환을 뒤적거려 본다

.

나의 찬란한 화려함을 전부 내주면서

헐벗고 초라함으로 한동안 살다가듯

방구들 눅눅히 치대는 누추한 날 때문에

식어빠진 내장을 다시 집어 들고

은밀히 새긴 수많은 너절한 연서를 추려

10월의 숲으로 잠적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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